우리 교회는...

아주 오래된 교회라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많습니다.
그 중에 한 분 조영선장로님이 많이 아프시고 불편하십니다.
요즘엔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데
더더군다나 아직 총각인 아들하고 둘이서만 어렵게 살고 계십니다.

얼마전에 교회에서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말씀을 건넸습니다.
"장로님, 얼마나 불편하세요, 많이 힘드시죠?"
그랬더니 그 장로님이 하시는 말씀.
"아니에요, 사모님! 휠체어 타고 다니는 것이 너무 재밌습니다."

"장로님을 뵈면 항상 마음이 아파요."...

약간의 푸념을 할줄 알았던 장로님이 그 다음에 하신 말씀입니다.

"그냥 살아 있다는 것만해도 감사할 뿐입니다."

또 한분 연세가 약 70정도 되신 장순예집사님이 계십니다.
지난주에는 교회에서 지팡이를 의지하여 간신이 화장실에 가시는
뒷 모습을 보았습니다. 어찌나 보기에 딱하든지...

"집사님, 안녕하세요? 많이 아프신가봐요. 어쩌죠?"
"아니에유~~ 사모님건강이 더 걱정이지유,
저는 늘 하루하루 즐겁고 감사하기만 해유~."

이번엔 가끔씩 제가 늘 말씀드리고 있는,
우리교회에서 지금 몇달째 기도하며 지내고 있는
암말기 환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
가끔씩 그렇게 많이 아파서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합니다.
기도회는 매일 열리고 저 역시 거의 매일매일 찾아가지만
너무 바쁠 땐 못들릴 때도 있답니다.
얼마전에 많이 아플 때 못들려서 마음에 걸렸습니다.
드디어 짬을 내어 들리게 되었구요.

"많이 아팠다구? 미안해요.. 내가 옆에 있어야 하는데..."

"사모님, 난 아직 천국에 갈 자격이 안되는가봐요.
하나님이 천국에 데려가시질 않네요. 난 너무 아파서 빨리 가고 싶은데
더 수양하고 오라나봐요."

참으로 가슴이 찡했습니다.
"나, 정말 힘들어요.. 하나님 너무하세요, 왜 빨리 안데려가시고 이렇게
고생을 시키시는지 모르겠어요..." 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었는데
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~ 돌았습니다

우리교회...
참으로 아름다운 신앙을 가지신 분들이 모인 곳입니다.

저요... 사실은 구설수에 오를수도 있고 미움을 받을 수도 있는
어찌보면 형편없는 사모입니다.
그런데도 불구하고 늘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베풀어주고
안쓰러워하고 손잡아주는 교인들덕분에 저야말로 늘 즐겁기만 합니다
오늘은 주일입니다.

하나님께 예배드리고
사랑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뵐 생각에
흥분마저되는 아주 상쾌한 아침입니다.
최대한의 미소로 최대한의 아름다운 말씨로
그분들을 위로하고 함께 교제를 나누려고 합니다.

늘 부족하기만 하고 모자라기만 한
엉터리 사모...
저는 그런 사모랍니다.
하지만, 분명한 사실은....

사모의 자리...
그 자리가 너무너무 아름답다는 겁니다.